2009년 11월 04일
신종플루로 휴업하면 국가이미지가 떨어진다?
신종플루로 휴업하면 국가이미지가 떨어진다?
신종플루가 사실상 대류행 단계에 들었다고 한다. 사망자 수가 40명을 넘어 섰다. 신종플루는 학생들이 집단생활을 하는 학교에서 집단적으로 발생한다. 의사들도 2주 간 휴업을 권하고 있다. 그런데 정작 정부와 교육당국은 신종플루 때문에 휴업하는 나라라는 오명(?)을 안게 되어 국가이미지를 떨어뜨린다, 휴업을 해도 아이들이 가만히 집에만 있지 않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휴업의 의미가 없다는 리유를 들어 의사의 권고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참으로 해괴한 론리다. 사실 후자는 개연성이 높다. 짐승처럼 우리에 가둬 놓고 있을 수도 없고, 그렇다고 일일이 아이가 누구와 어디에 가는지 따라다니며 감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니까. 그러나 국가이미지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을 들어보면 참으로 웃음도 나오지 않는다. 인민의 건강하지 못해 하나 둘 죽어 가버리면 국가는 누가 구성하는가. 인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이 수출로 돈 벌어 들이는 것만도 못하단 말인가.
툭하면 감초처럼 튀어나오는 국가이미지란 도대체 무엇인가. 최근 대통령이 지G20이라는 알듯말듯한 회의를 유치하고 국어사전에도 없는 국격을 높였다고 떠드는 것은 국가이미지 규정이 어떻게 조작되는지를 잘 보여준다. 국가이미지를 내세우는 사람들은 대체로 경제론리를 뒷받침하는 하위요소로서 국가이미지의 의미를 규정한다. 또 그들은 우리 스스로가 생각하고 만들어가는 주체적 의미로서 국가이미지를 상정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으로 겁주고 가두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며, 다른 나라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미리 내게 불리하게 생각하고 겁먹은 나머지 소극적이며 방어적으로 내가 만든 이미지에 지나지 않는다.
삼성의 불법을 건드려도 국가이미지가 떨어진다고 말하고, 재벌 수사를 해도 국가이미지가 더럽혀진다고 말한다. 촛불시위도 룡산참사도 그들에겐 국가이미지 망신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다. 정당한 로조운동에도 국가이미지를 훼손한다며 방망이를 휘두르더니 이제는 질병관리하여 인명을 지키려는 것도 국가이미지를 들이대며 주저하는 꼴을 보이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명분도 실익도 없는 파병은 국익이라면서 강행한다. 도대체 누구를 위한 이미지를 말하는 것인가. 그리고 국익이란 어떤 것인지 눈에 보이게 손에 잡히게 해 줄 수는 없나?
잘 사는 나라들은 잘 사는 만큼 깨끗하다. 투명하고 공정하고 공평한 것을 좋은 이미지로 여긴다. 세상은 그렇게 바뀌어가고 있다. 그럼에도 유에스에이가 이끄는 깡패적 국제무역금융군사질서를 글로벌 스탠더드라 하며 불투명 불공정 불공평을 국가이미지로 가린다. 어리석기 그지없는 짓이다. 진정 국가이미지를 높이고 국익을 늘리는 것은 지금 우리가 가는 길과 정반대다. 삼성을 비롯한 재벌을 투명하게 만드는 길이 국가이미지를 또렷하게 하고, 국익에 리롭다. 로동자의 권익을 지켜주는 것이, 민주주의와 평화를 외치는 시위를 보장하고 사회적 약자의 살길을 도모해 주는 것이 국가이미지와 국익에 절대적으로 리롭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라크에 이어 아프간에 파병을 해서 형님과의 의리를 지키기만 하면, 내 나라 군인의 목숨은 사지와 불안에 내맡겨도 좋은가. 그게 국가이미지를 좋게 하는가. 신종플루로 사람들이 불안과 공포에 하루하루를 보내도록 방치하는 것이 국가이미지 국익을 높이는 길일까. 도대체 인민 한 사람 한 사람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휴업을 결정하는 것을 왜 내가 먼저 부끄러워해야 하고 남을 먼저 의식해야 하는가. 진정 나도 그렇게 생각하는가. 남이 그런 우리나라를 우습게 여길 것이라는 판단은 어떻게 해서 내린 것인가. 약자를 희생시키고, 생명을 존중하지 않으며, 그릇되고 왜곡된 남 의식에서 국가이미지와 국익이 제고된다는 어리석은 생각을 떨쳐내어야 한다.
2009. 11. 4.
# by | 2009/11/04 10:31 | 잡문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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