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09월 03일
어린이집 같은 세상을 꿈꾸며
어린이집 같은 세상을 꿈꾸며
올 들어 4살 딸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게 되면서 어린이집에 자주 드나들게 되었다. 아름답고 깔끔한 시설, 부모보다 더 친절한 선생님이 주는 인상은 고등학교에서 일하는 나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어쩌면 저렇게 사랑이 오가는 교육(돌봄)을 할 수 있을까. 한 선생님이 담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반을 만들고, 선생님은 그 반 아이 개인의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챙기지 않는 것이 없으며, 아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꼼꼼한 관찰과 기록으로 남긴다. 이는 도시 고등학교에서의 한 선생님이 감당하기 벅찬 반 구성, 교사의 아이의 관리 중심의 만남, 형식적이고 상투적인 학생평가와 대조된다.
그런데 저렇게 행복과 사랑이 충만한 아이들이 자라는 환경이 왜 초등학교를 거쳐 중학교, 고등학교로 가면 바뀌게 되는 것일까. 학부모 서로 간 뿐 아니라 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유아에게 서로 인사하고, 함께하고, 도와주고, 나눠하는 아름다운 덕을 가르친다. 그런데 그런 아이들이 중고생이 되면서는 왜 학부모도 선생님도 그 아이들에게 더 이상 미덕을 가르치지 않게 되는 것일까. 양보보다는 차지, 협력보다는 경쟁을 조장하게 되는 것일까.
아무 것도 모르는 시절에는 미덕인 것이, 좀 알게 되는 나이가 되면 악덕이 되어야 하는 현실은 생존불안감에 가위 눌린 사람들이 이를 공동으로 극복하려는 사랑과 지혜의 힘을 신뢰하는 것보다 운명공동체 구성원을 불신하고 저 혼자 살아남는 것이 최상이라 여기는 극심하게 고립되고 왜곡된 정서를 반영한다. 이는 농촌 공동체가 무너지고 산업사회가 된 이후 공동체를 대신하는 돈에 소유된 현대인의 생존방식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돈은 경쟁을 낳고 경쟁은 차별과 파멸을 불러오게 된다.
유아들에게 서로 잡아먹는 경쟁이 악이라면 중고생들에게도 그렇고 성인에게서도 그렇다. 유아들이 하루하루를 웃음과 평화로 지내는 행복을 누릴 권리가 당연한 것이라면 중고생이나 성인들도 그 권리를 당연히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유아들이 평등과 유대, 나눔과 함께함으로써 안정된 삶을 즐기는 것이 당연하다면 중고생이나 성인들도 그래야 한다. 유아들이 선생님, 학부로부터 깊은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자라는 것이 당연하다면 중고생이나 성인들도 그러해야 한다. 유아를 공격을 당할 위험에 로출시키는 것이 불당하다면 중고생이나 성인들도 그런 위험에서 보호되어야 한다. 모두 똑 같은 사람이기 때문이다.
다달이 30여만 원을 교육비(돌봄비)로 내는 것이 무척 부담스럽기는 하지만(100% 지원되는 유아무상교육이 이루어지면 한없이 좋겠다) 사랑과 행복으로 충만한 아이 모습을 보면 힘들다는 생각도 이길 수 있다. 한편 아이 때의 그 사랑과 행복이 고등학생이 되고 성인이 되어 갈수록 감쇄되는 원인은 어디에서 오는 것이며, 정녕 극복하지 못할 것인지 되물어진다. 서로 살리는 경쟁을 북돋우고, 상생과 협력으로 행복을 만들어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은 정말 불가능한 일일까. 유아처럼 행복한 고등학생, 유아처럼 사랑이 넘치는 어른들이 될 수는 없을까. 유아세상처럼 든든하게 보호되는 어른세상, 유아세상처럼 활짝 웃는 어른세상, 유아세상처럼 관심과 사랑이 넘치는 어른세상, 유아세상처럼 나눔과 평등이 자연스레 이루어지는 어른세상을 만들 수는 없을까. 어린이집 같은 고등학교, 어린이집 같은 사회는 그릴 수 없을까. 관건은 돈이다. 돈을 어떻게 규정하고 어떻게 쓸 것인지에 대한 사회적 생각을 고치면 된다. 유아는 돈을 소유하려하지 않는다. 그래서 돈에 소유되지도 않는다. 유아의 행복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2009. 9. 3.
# by | 2009/09/03 14:30 | 잡문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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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하시죠?
선생님 자녀분도 한 번 보고 싶네요. 이름이 어떻게 되요?
저도 그동안 조카가 두 명이나 생긴거 있죠! 두번째 조카는 태어난지 한 달이 안되어서
얼굴을 못 봤어요. 일 년 반 뒤에 봐야 할 것 같은데, 저 보고 누구냐고 물을것 같아요. 후훗.
유아의 순수함을 성인이 되어도 지킬 수 있는 그런 사회가 된다면
참 참 행복할것 같습니다.
사실 스웨덴에 있을 때 현지인들의 모습중에 그런 면들이 조금 있다고 느꼈었어요.
그런데 그런 현지인들은 뭐라고 할까요. 약간 '험한 세상'에 대한 면역력이 없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시는 핵심과는 조금 벗어난 이야기지만요. ^^
건강하세요!
종종 들를게요.
우크라이나에서, 소현 드림.
나라에 들어 오거든 꼭 한 번 오게
첫째는 산+들 산들이고 둘째는 아들인데 산+해 산해라 지었다
세상에 너무나 많은 보호받아야 할 사람들이
몇몇을 보호하기 위해 피터지게 경쟁하며 살아가는 것이
지옥이지 사람사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겠나
우리는 빈부 현우를 떠나 모두가 서로서로 보호하고 사랑할 수밖에 없는 운명공동체란 것을
잊고 사는 것 같애
부는 빈을 위해 내 놓아야 하고, 현은 우를 지켜주어야지
그리고 빈우한 사람들은 스스로 우습게 보이지 않도록
깨쳐가야 할 것이야
아무래도 사회안전망이 제대로 구축된 사회 사람들은
유아의 천진성을 더 많이 갖고
윤택하고 풍요로운 삶에 더 가까이 가 있을 것 같애
참!
우크라이나는 왜 가 있지????
저번에 키예프라고 한 것 같은데
어쨌든 자네의 자유가 부러워~